사업을 막 시작했거나 자금 사정이 빠듯할 때 「매출 실적을 만들어 주겠다」, 「대출 심사를 통과하게 해 주겠다」며 사업자 계좌의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잠시 맡겨 달라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제안에 응한 뒤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쓰이면 계좌 명의인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남양주 형사변호사 상담 전에 알아 두면 좋은 조문과 대법원 판례를 원문으로 정리합니다.
계좌 접근수단을 넘기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문
체크카드, 인증서, 비밀번호처럼 전자금융거래에 쓰이는 수단을 법은 「접근매체」라고 부릅니다(전자금융거래법 제2조 제10호). 그 관리에 관해 같은 법은 이렇게 정합니다.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항 단서 — 제18조에 따른 선불전자지급수단이나 전자화폐의 양도 또는 담보제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의 예외. 단, 제3호의 행위 및 이를 알선·중개하는 행위는 그 예외에서 제외 — 는 인용에서 생략했습니다.)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授受)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ㆍ전달ㆍ유통하는 행위
같은 법 제49조 제4항은 제6조 제3항 위반 행위를 벌칙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가를 주고받거나 요구·약속하는 것이 요건으로 붙은 것은 제2호이고, 양도·양수(제1호)와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한 대여·보관·전달·유통(제3호)은 따로 규정되어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계좌에 들어온 돈을 꺼내 쓰면 — 2018년 전원합의체
계좌가 사기에 쓰인 뒤 명의인이 입금된 돈을 인출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계좌명의인은 피해자와 사이에 아무런 법률관계 없이 송금·이체된 사기피해금 상당의 돈을 피해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피해자를 위하여 사기피해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하고, 만약 계좌명의인이 그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의 결론은 피고인들에게 사기방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입니다. 판결은 계좌명의인이 사기의 공범이라면 사기죄 외에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사기범에 대한 관계에서는 다르게 본 이유
한편 계좌명의인의 인출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의 범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
— 같은 판결
다수의견은 그 이유로 계좌명의인과 사기범 사이의 관계가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위탁관계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었습니다. 이 판결에는 접근매체를 넘겨받은 사람에 대한 횡령죄를 인정해야 한다는 별개의견과 누구에 대해서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이 있었고, 판결의 결론은 다수의견에 따른 것입니다.
「몰랐다」는 주장은 어떻게 판단되나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모두 있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에 쓰인다는 사정을 알면서 유령법인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를 전달·유통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그중 정범의 고의에 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방조범에 있어서 정범의 고의는 정범에 의하여 실현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인식할 것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어서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
—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2도649 판결
같은 판결은 고의가 내심의 사실이어서 피고인이 부정하면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판결이 구체적인 항목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자라면 예컨대 제안을 받은 경위, 상대방의 설명, 대가 약속 여부 같은 사정이 간접사실로 살펴질 수 있습니다.
사업자가 점검할 다섯 가지
- 거래 금융기관이 아닌 사람이 체크카드·인증서·비밀번호를 요구하면 응하지 않습니다.
- 이미 넘겼다면 상대방과의 메신저 대화, 통화 기록, 주고받은 돈의 내역을 지우지 말고 보존합니다.
- 모르는 돈이 계좌에 들어오면 인출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문제가 된 행위가 인출이었습니다.
- 법인 계좌라면 대표자뿐 아니라 접근매체를 관리한 직원의 경위도 함께 정리합니다.
- 조사 연락을 받았다면 진술 전에 계좌를 넘긴 시점과 이유를 시간순으로 적어 둡니다.
남양주 형사변호사 상담에서 다룰 내용
계좌를 넘긴 사업자의 사건은 사기방조, 횡령,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각각 다른 요건으로 판단됩니다. 같은 쟁점을 판결 원문 중심으로 더 보려면 법무법인 위든의 보이스피싱 계좌 명의인의 횡령죄 성립을 다룬 전원합의체 판례 해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어떻게 고려되는지는 위 판결들의 판단 대상이 아니므로 사안별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가를 받지 않고 계좌를 빌려줬어도 문제가 되나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은 대가를 주고받거나 요구·약속하면서 하는 대여·보관 등(제2호) 외에 접근매체의 양도·양수(제1호),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한 대여·보관·전달·유통(제3호)을 따로 금지합니다.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됩니다.
사기인 줄 몰랐다면 처벌받지 않나요?
사기방조에는 고의가 필요하지만 대법원은 정범의 고의에 관해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고 보았습니다. 또 2017도17494 판결에 따르면 사기방조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입금된 돈을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법인 계좌도 같은 조문이 적용되나요?
제6조 제3항은 「누구든지」로 시작하며 접근매체의 양도·대여 등을 금지합니다. 법인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도 이 조항의 문언에서 따로 제외되어 있지 않으므로, 개별 사안에서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게 됩니다.
계좌에 들어온 돈은 사기범의 돈으로 보나요?
다수의견은 명의인이 은행에 대해 예금반환청구권을 가지는 이상 그 돈이 접근매체를 넘겨받은 사람에게 귀속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고, 사기범에 대한 관계에서는 횡령죄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조사 전에 무엇을 준비하면 되나요?
제안 메시지와 통화 기록, 계좌 거래내역, 대가를 약속받거나 받은 내역, 접근매체를 넘긴 날짜를 정리해 두면 상담에서 쟁점을 나누어 보기 쉽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판례·조문 원문 중심으로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같은 쟁점이라도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인용한 판례·조문은 2026. 10. 3.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으로 확인했고, 이후 개정이나 새 판례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